책 리뷰 <사랑을 지키는 법> 조나 레러 - 사랑의 두 얼굴, 건강한 사랑을 위한 5가지, 애착

 

현대인들은 과연 진정한 사랑을 믿고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영원함을 의심하고, 관계의 어려움을 마주하면 쉽게 포기합니다. <사랑을 지키는 법>은 이런 우리 시대의 사랑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이 책은 심리학적 관점에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고, 어떻게 하면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사랑의 두 얼굴: 습관화와 지속성

저자는 먼저 사랑을 이해하는 두 가지 상반된 관점을 제시합니다. '습관화'는 모든 자극이 시간이 지나면 무뎌진다는 것으로,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이유도 이 습관화로 설명됩니다. 반면 '지속성'은 진정한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다는 관점입니다.

이러한 대립적 관점은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납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존 왓슨은 사랑을 단순한 환상이자 원초적 쾌락을 위장한 정서적 거짓말이라고 보았습니다. 반면 애착이론의 창시자 존 볼비는 사랑과 애착이 인간의 기본적 본성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주장했습니다.

건강한 사랑을 위한 다섯 가지 핵심 요소

1. 그릿(Grit)의 중요성: 책은 특히 '그릿'의 개념을 강조합니다. 그릿은 장기적 목표를 위한 열정과 끈기를 의미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높은 그릿을 가진 사람들은 관계에서도 더 큰 성공을 거둡니다. 실제로 높은 그릿을 가진 남성들은 이혼할 확률이 17% 더 낮다고 합니다.

 

2. 정서적 기질의 조화: 저자는 단순한 취미나 관심사의 일치보다 '초감정'의 유사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초감정이란 감정을 다루는 기본적인 철학과 방식을 의미하는데, 이는 성인이 된 후에는 잘 변하지 않는 특성입니다.

 

3. 갈등 해결 능력: 흥미롭게도 연구는 갈등을 전혀 표현하지 않는 부부보다, 적절히 불만을 표현하고 해결하는 부부가 더 오래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4. 기억의 재구성: 사랑은 현재의 감정이지만, 그 지속성은 과거의 기억에 기반합니다. 저자는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애착을 더욱 깊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어려운 순간들을 함께 극복한 기억은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듭니다.

 

5. 애착의 힘: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입니다. 이는 전쟁 포로들의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는데, 안정 애착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통해 극한의 상황도 견뎌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랑을 지키는 법

저자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본성을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 있는 관계와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를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은 사그라들고, 때로는 사랑이 증오로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오히려 이를 통해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사랑을 측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달콤한 말이 아니라 "얼마나 기꺼이 참아내는가"라고 말합니다.

<사랑을 지키는 법>은 단순한 연애 지침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고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진정한 사랑의 가치는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시간에 비례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자신도 성장한다는 것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